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강화로 이미 전세 상당수가 월세로 바뀌고 있다. 늘어난 보유세로 인해 월세를 선호하는 집주인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시행한 임대차 2법으로 전셋값이 폭등한 영향도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임대차 2법 시행 직후인 지난해 8월부터 올해 5월까지 10개월 간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는 13만5422건 중 반(半)전세(보증금+월세)와 순수 월세는 4만6031건으로, 전체 임대차 거래의 34%에 달했다.

임대차 2법이 시행되기 직전 10개월 간(2019년 10월~2020년 7월) 반전세·월세 비중이 28%였던 점과 비교하면 6%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서초구 반포동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가 도입된 후 전셋값이 급등하자 오른 전셋값만큼 월세를 받는 게 트렌드로 굳어졌다”며 “집주인 입장에선 월세를 통해 현금을 쌓아둬야 보유세 부담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폰테크 각종 규제로 갭투자(전세를 끼고 매매하는 행위)가 불가해지면서 전세를 줘야 할 이유도 사라지고 있다. 그런데 앞으론 세입자 입장에서도 전세가 부담스러워질 것 같다. 임대차신고제 시행으로 정부가 내가 얼마짜리 전셋집을 살고 있는지 훤히 들여다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신혼부부나 젊은층은 부모 도움을 받고 나머지는 전세자금대출을 통해 전셋집을 마련하는 예가 많은데, 젊은층이 출처가 불분명한 돈으로 고가 전세를 계약하는 사례가 이어진다면 자금조달계획서 도입 추진 가능성도 있다. 임대차신고제 시행으로 전·월세 보증금에 대한 자금조달계획서 도입은 한결 쉬워졌다. 노원구 중계동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사장은 “신혼부부가 부모 도움을 받아 고가 전세를 계약했다가는 증여세 폭탄을 맞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부모 자식 간 증여세 공제한도는 5000만원이다.

정부는 임대차신고 정보는 과세 목적으로 활용할 생각이 없다고 하지만, 이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김학렬 스마트큐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보유세 강화, 임대차 3법이 전세 위주의 기존 임대차시장의 구조를 뒤흔들고 있어 무주택 서민의 주거비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거대 여당이 추진 중인 등록임대사업자 제도 완전 폐지도 임대차시장의 구조 변화를 앞당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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